[아빠일기]건강#육아일기

2023. 12. 11. 18:03아빠일기

육아일기를 오랜만에 쓴다. 어제부터 여름휴가 5일을 냈다. 그렇지만 이번 휴가는 휴가라기보다는 독박 육아 체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모님 사업을 와이프가 휴가 첫날부터 도와드리러 갔고, 나는 아이둘을 혼자서 보게 되었다.

어제는 순탄한 하루였다. 내 예상대로 아이들을 어린이집을 보내고 난 뒤, 혼자서 여가 생활을 즐겼고, 아이들을 하원시킨 후 한 번도 언성을 높이지 않고 취침을 시키는 데 성공했다. 물론 육퇴 이후의 또 나만의 여가 생활을 즐겼다.

책을 봐도 봐도 시간은 남았고, 유튜브영상으로 주식 공부를 해도, 중간에 넘기지 않고 풀버전으로 다 볼 수도 있었다. 또한 사람이 거의 없는 점심 시간대에 아파트 헬스장에 가서 여유롭게 운동을 하고 왔다. 그전에는 육퇴 후 헬스장 마감 30분 전에 가서 쉬지도 않고 하고 왔었지만, 가정주부의 삶을 살다 보니 이런 호사를 누리기도 하는구나. 육아란 이런것일까?ㅎ

그러나 오늘 아침부터 변수는 생겼다. 첫째 아이가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자기 열 있는 것 같다고 나를 깨웠다. 미열이 있어서 해열제를 먹이고, 아무래도 오늘은 첫째를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아야겠다고 결정했다. 순탄치 않은 육아 생활이 예상 되었다.

 

간신히 둘째를 잘 설득해서 어린이집에 보내고, 첫째를 소아과에 데리고 갔다. 다행히 염증이 있거나 부어있는 기관은 없었고, 소염제와 해열제만 처방받았다. 집에 가는 길에 구립도서관에 방문하여 책을 한 권을 빌렸다. 회원가입을 하고 있는 순간, 첫쨰가 축 쳐지더니 소파에 드러누웠다. 열이 오른 것을 직감하고,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와서 처방받은 약을 먹인 후 열을 쟀더니 39도를 찍었다.

집에 오자마자 아이는 방에 홀로 가더니 새우처럼 쪼그려서 닭살이 돋은 체 덜덜 떨면서 누워 있었다. 너무나 안쓰러웠다. 급하게 물수건으로 몸 여기저기를 닦아주고, 좀 재웠다. 한 시간 좀 안돼서 아이는 일어났고, 너스레를 떨 정도의 체력을 회복한 것 같았다. 입맛이 없는지 밥은 안 먹고, 젤리를 찾길래 바로 주었다. 태블릿으로 교육영상을 좀 보여주면서, 어르고 달래서 김에 밥만 싸서 먹였다. 다행히 평소 먹던 양만큼은 먹었다. 그렇지만 열은 내리지 않았다.

둘째 하원 시간이 되어서 첫째를 태우고 어린이집에 갔다. 둘째는 다행히 아주 잘 지내 것 같았다. 나를 보자마자 소프라노급 하이톤으로 나를 반겨주고, 소리를 질렀다. 집에 와서 씻기고, 유튜브를 좀 보여주었다. 그리고 둘째 목욕을 시키고 혹시나 체온을 쟀더니, 37.7 약간의 미열이 있었다. 전염이 된 것으로 생각하고, 해열제를 바로 먹였다.

첫째는 열이 그때까지 내리지 않아 해열제를 교차 복용 했다. 치즈 돈가스와, 반찬 몇 가지를 곁들어서 밥을 먹고 양치를 마쳤다. 각각 한 사람씩 책을 고르라고 해서 총 6권을 읽어주고, 7시 30분쯤 자러 들어갔다.

둘째는 열이 내렸고, 첫째는 미열이지만 처음보다 많이 내려서 안심하고 재웠다. 그렇지만 밤에 열이 많이 오르기 때문에 밤새 좀 지켜봐야겠다. 그래도 아플 때 내가 휴가여서 천만다행이었다. 와이프 혼자서 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정말 고생했을 것 같다. 이렇게 사람일은 앞을 내다볼 수가 없다. 내가 독박 육아 하는 동안 아이들과 좀 나가서 놀려고 했는데, 안될 것 같다. 게다가 이번주 토, 일, 월은 우리 가족끼리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매년 여름휴가 때마다 우리 가족 중 꼭 누가 아프다. 작년에는 내가 코로나였고.

 

최고의 육아는 아이들이 아프지 않는 것이다.

요즘 재테크, 경제, 주식에 관심이 많아져서 공부도 많이 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최고의 재테크는 건강함인 것 같다. 아프면 돈도 못쓰고, 공부할 체력도 없고, 병원비로 지출만 늘고, 집안 분위기도 안 좋아서 정서적으로 우울하다. 하다못해 눈이 안좋아서 핸드폰이나, 서류, pc모니터도 제대로 안 보인다면 사지만 멀쩡한 장님에 불과하다. 작은 습관이 건강을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한 신체기관의 신호가 순리를 거역하지 말고, 갓난아기 다루듯이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그리고 적절한 휴식과, 섭취는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몸을 사려야 한다.

이것이 나이를 먹을수록 확고해지는 신념이다.

건 강하다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