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일기] 육아의 가치

2023. 12. 7. 21:44아빠일기

나는 올해 만으로 35세.

 

아내와 딸 2명과 함께 살고 있다.

 

외벌이 남편이자, 아빠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회사에서 긴장 상태로 일하고, 녹초가 되어서 퇴근을 한다.

 

회사에서 일할때는 남편으로써, 아빠로서의 역할을 하고자 에너지를 최대한 아껴두려고 하지만 맘처럼 되지는 않는다. ㅎ

 

집 안으로 들어가기전 웃지 않아서 굳어 있던 얼굴 표정을 상기시키고, 억지 텐션을 끌어올린다.

 

그들은 눈치를 못 챘겠지만 난 회사를 퇴근하는 동시에 또 출근을 한다.

 

두 번째 회사는 눈치는 보지 않아도 된다. 내가 갑인 것 같지만 을이다.

 

을인 것 같지만 갑처럼 책임감과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하고,

 

갑인 것 같지만 을처럼 상대방의 필요와 기분을 맞춰 줘야 한다.

 

첫 번째 회사는 말이라도 통하는 어른을 상대해서, 기분이 나빠도 이해라도 됐지만 두 번째 회사는 말도 안통하고, 뭐라고 하는지 알아 듣지도 못하겠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표현을 하지만, 나는 바로 캐치를 못해서 나한테 버럭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나도 버럭....ㅎㅎ

 

두번째 회사 여사장님은 하루종일 아이들과 씨름하고, 집에만 있느라 매우 민감하시다. 조금만 수가 틀리면

 

사자후를 지를 태세다. 파탄이 나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재활용 쓰레기 버리기, 애들 목욕시켜 주기, 놀아주기, 빨개기를 시전 한다. 어느새 9시 반. 이제 목욕을 하고 애들이 자고 나면 소파에 여사장님과 나란히 앉아서 고요함을 만끽한다. 결혼 전에는 시간의 소중함을 몰랐다. 시간이 넘쳐났으닌까.

 

지금은 혼자 있는 5분의 시간마저 값지고, 알차게 보내고 싶다.

 

서로 의지하면서, 격려해 주면서 우리 부부는 하루하루를 마무리한다. 결혼하지 않은 친구들은 유가 얘기를 들으면 정말 고생한다고 하면서 자기는 결혼 늦게 하고 아이도 꼭 낳지는 않을 거라고 한다.

맞다. 고난의 길이다.

 

그렇지만 육아를 하면서 얻는 행복과 기쁨은 분명히 있다. 세상에 그 어느 것도 고난과 고통이 없이는 얻을 수 없다.

 

이는 결혼을 하든 안 하든 모든 인간에게 똑같이 주어진 하나님의 사명이자 훈련이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되뇐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가치 있고 값진 일을 난 하고 있다."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성과를 내고, 좋은 차와 집을 사는 것보다 훨씬 대단하다.

 

'부'는 노력하면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생명은 노력으로만 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세속적인 것들은 소유하면 공허하지만, 육아는 지속적인 영감과 비전을 심어준다.

 

힘들지만 참 결혼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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